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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인 최병욱   편집인: 이헌, 이혜정, 김화선 News Letter Vol.11
11TH Issue (December 2011)
Notice Cellar Atrium
     
암스테르담에서의 가을 한 주를 보내고
가천의대 길병원 성연미

시작은 암스테르담이었다.

2011년 1월 어느 날. 달력을 훑어 보다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ESCR(European Society of Cardiac Radiology) meeting에 눈길이 갔다. 생소한 이름의 학회였지만 학회가 열리는 도시가 마음에 들어 초록을 준비해 보기로 했다. 사랑하는 후배이자 동료인 정선영 선생(제주대 병원 근무)이 흔쾌히 동반을 원했다.

2011년 3월. ESCR meeting 참석을 결정한 후, KOSCI 임원회의에서 ESCR 참가지원에 관한 얘기를 우연히 듣고 최상일 선생님께 문의하였더니 ASCI 대표로 참석하여 Case Discussion Session을 준비하라고 하셨다.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 준비를 시작하였다.

2011년 봄과 여름 사이 어느 때. ESCR meeting에 같은 주제로 냈던 구연과 전시가 모두 채택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Case Discussion Session은 interactive mode로 준비하라고 하여 영어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살짝 들었지만 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역시나 전시는 마감 하루 전 후다닥 만들어 제출했다.

2011년 9월. ESCR 측에서 Magna Cum Laude Award를 받았으니 EPOS Highlighted Session에서 구연 발표를 하라는 요청이 왔다. 스팸 메일인가? 2008년 참석했던 NASCI에서처럼 AHA Young Investigator Award Finalist이고 발표 후 결정하겠다는 것인가? 찬찬히 다시 읽어 보니 정말 Magna Cum Laude Award를 준다는 얘기 같았다. 구연 발표가 하나 더 늘었다.

2011 10 출발 . ESCR meeting 날짜는 다가 오는데 발표 준비는커녕 슬라이드도 다 못 만들었다. 이사 문제를 비롯한 개인적인 일들에 신경을 쓰다 보니 이런 상황이 되어 버렸다. RSNA 전시 제출 마감을 앞둔 정선영 선생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낮에는 열심히 네덜란드를 즐기고 밤마다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함께 다짐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ESCR meeting 시작 네덜란드 여행. 렘브란트, 고흐, 베르메르 등의 유명한 화가를 배출할 수 밖에 없는 아름다움과 정취를 가지고 있는 나라, 여행자의 목을 축이는 하이네켄을 만들어 내는 나라, 안네 프랑크가 숨어 지내며 전쟁의 참혹함을 일기로 전한 집이 보존되어 있는 나라, 자전거가 일상인 나라 등등이 네덜란드에 대한 나의 인상이었다. 특히, 반 고흐 미술관에서 고흐의 삶에 함께 공감할 수 있었고, 마우리츠하이스 미술관에서 꼭 보고 싶었던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만날 수 있었다. 크륄러 뮐러 미술관 근처 어느 운치 있는 모텔의 따뜻한 스프는 생각하지 못 했던 추위를 녹여 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A·T·R·I·U·M
 

ESCR meeting에서. 드디어 학회가 시작되었다. ‘Felix Meritis’라는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에서 학회가 열렸는데 콘서트 및 공연 등을 하는 장소라고 하였다.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올라 발표 장소들을 찾아 가는 느낌이 독특했다. 전날 겨우 완성한 발표 슬라이드를 등록하고 이것저것 공부하러 다니던 중, Toronto General Hospital에서 근무할 때 cardiothoracic imaging의 director였던 Dr. Paul을 만났다. 서로 안부도 묻고 이번에 발표할 연구들에 관해 얘기도 나누었다. 한국을 방문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어 보이는 눈치였다. 특히, 아름다운 제주에 산다는 얘기 덕분인지 정선영 선생과도 금방 친밀감을 표했다. Toshiba에서 주는 연구비를 많이 받으시는 분이시라 아니나 다를까 Toshiba 주최 Lunch Symposium의 좌장을 맡으셨다. 첫 날의 가장 큰 이벤트는 ESCR에서 주관하는 private cruise!!! 최연현 선생님 덕분에 정선영 선생과 나는 무료로 참석하는 기회를 얻었다. 처음 만난 Dr. Wu, 한국에서 오신 최연현 선생님, 고성민 선생님, 정선영 선생, 나 그리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여러 영상의학과 의사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담소를 나누며 즐기는 선상에서의 애피타이저, 근사한 식당에서의 저녁 식사, 그리고 다시 선상에서의 디저트……물 위에 비친 암스테르담의 밤이 깊어 갔다.

다음 날은 나의 구연 발표들과 ASIA Lecture Session이 있어 무척 바빴다. 나의 연구 발표 주제는 ‘Reliability Analysis of Visual Ranking of Coronary Artery Calcification on Low-Dose CT of the thorax for Lung Cancer Screening: Comparison with ECG-gated Calcium Scoring CT’였고, Magna Cum Laude Award를 받는 바람에 같은 내용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 번씩 발표하였다. 시상식이 있는 줄 모르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정선영 선생이 대리 수상을 하였고 Magna Cum Laude라고 적힌 상장을 받아 들었다. 오후에는 ASIA Lecture Session이 있었다. Dr. Wu가 나를 전용 사진사로 지목하여 그의 강의 모습 등을 비롯한 사진은 나의 담당이었다. Dr. Wu 이외에도 Dr. Kuribayashi, Dr. Kurata, 최연현 선생님, 고성민 선생님이 강의를 맡으셨다. 이후 개인 약속이 있으신 분들을 제외하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즐거운 식사를 하며 분주한 하루를 마무리지었다.
마지막 날은 ASCI에서 준비한 Case Discussion Session이 있었다. 나는 두 증례를 발표하였는데, 구연 발표를 끝내고 홀가분하였는지 영어가 매끄럽게 나온 편이었다. Dr. Kuribayashi의 발표가 좋았다는 칭찬에 괜스레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이었다. 최연현 선생님, 고성민 선생님, Dr. Kurata도 각각 한 증례씩 발표하였다. 좋은 카메라를 들고 있던 정선영 선생을 한국에서 초빙한 전문 사진작가로 오해한 Dr. Kuribayashi 덕분에 웃음 지으며 공항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었다.

에필로그. 최연현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의 배려 덕분에 알차고 행복한 학회를 보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네덜란드의 정취는 봄 혹은 여름에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은 소망을 가지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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